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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문가 칼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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치매환자를 위한 공공후견제도는 왜 필요한가?(송영신)
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-09-27
조회 46603

치매환자를 위한 공공후견제도는 왜 필요한가?

 

 

송 영 신(시니어희망공동체)

 

서울의 어느 한 동네, 우리가 늘 마주하는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서 여느 때처럼 오늘도 다리를 절며 동네 복지관을 향하는 사람이 있다. 하루 한 끼 식사를 하기 위해서다. 그 사람에게 있어서 하루 한 끼는 살아남기 위한 본능에서 나오는 처절한 목소리이다... 그는 한 끼를 겨우 해결하고 고시원으로 돌아와 1평 남짓한 공간에서 잠을 잔다. 계속... 잔다. 또 다음 날이다.’

 

그 사람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이다.

그 사람은 치매환자이다.

그 사람은 혼자 생계를 유지한다.

그 사람은 노인이다.

 

얼마 전, 공공후견개시 심판청구를 위해 만나 뵈었던 어르신이다. 이렇듯 공공후견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저소득 치매노인의 수는 약 38천명이나 된다. 다만, 이 통계는 국가의 공식적 통계는 아니다. 필자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이용 대상자 통계를 전제로, 치매증상 관리군 및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비율 등을 중첩 적용하여 추계한 수치이다.

 

그렇다면, ‘공공후견이란 무엇일까? 공공후견제도를 이야기하려면, 먼저 성년후견제도에 대한 설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. , 질병?장애?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의사결정능력이 떨어져 혼자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결여되거나 부족한 성인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법원이 선임한 후견인으로 하여금 그의 신상보호와 재산관리의 후견 사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가 바로 성년후견제도이다. 법률용어의 딱딱함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부분이다.

 

좀 더 부드럽게 이야기해보자. 사람이 늙으면 신체적 기능이 떨어진다. 걷는 속도도 느려지고 밥 먹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. 거기에 치매까지 더하면, 인지기능이 떨어져 스스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워진다. 그 결과, 자기 스스로 자기를 방임하는 또는 타인에 의해 방임되는, 심지어 신체적?경제적?심리적?정신적 노인학대 등을 당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고 보호받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. 이때, 필요한 사람이 바로 후견인이다. 그 분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대변하며 지원할, 그리하여 그 분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권리를 보장해 줄 사람 말이다.

 

그런데, 후견인을 선임할 돈이 없는 치매노인은? 돌봐줄 가족이나 친족 등 연고자가 없는 치매노인은? 맞다. 이러한 분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공공후견제도이다. , 공공후견제도는 성년후견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청임과 동시에 공공후견지원이야말로 국가의 국민에 대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. 그러하기에, 우리 민법 제9(성년후견개시의 심판) 등에서도 성년후견개시 심판청구권자로서 각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. 다시 말해, ‘각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심판청구권자로 새로 추가한 것은, 공공후견제도가 무자력·무연고의 사회적?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한 법적?제도적?정책적 배려이자 복지제도임을 분명히 밝힌 입법자의 의지, 즉 국민의 의지이다.

 

하지만, 치매와 복지 관련 현장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. 2016. 7. 1. 자 헤럴드경제에 실린 기사를 인용하면, ‘...성년후견 신청을 낼 친족이 없는 독거치매노인들은 보호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...일례로 지난해 관할 구청에 독거치매노인 D씨의 후견을 신청했지만, 구청은 3개월간 나서지 않았다. 공교롭게도 구청이 후견신청을 내기로 한 날 D씨는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...’ 마음이 참 무거웠던 기사였다.

 

관할’, ‘소관’, ‘담당’...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효율적인 행정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. 하지만, 그 미명 하에 바로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는 한 사람의 안타까운 생명이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. ‘저소득 치매독거노인을 위한 공공후견지원을 위해 치매담당 부서이든, 노인담당 부서이든, 내 소관이 아니라고 서로에게 일을 미루어서는 안 될 일이다. 물론, 일선에서 저소득 치매독거어르신에게 어떻게든 공공후견지원서비스를 연계시키려 애쓰시는 공무원분들도 분명 있다. 그리고 그 분들께는 온 마음을 다해 감사드린다.

 

필자가 저소득 치매독거어르신의 공공후견개시 심판청구를 위해 어르신과 만난 후 헤어지면서 그 분이 해주신 말씀이다.

 

 

...구해줘서...고마워...!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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